
6) 줄거리의 완성
훌륭한 결말이란 거기까지 이르는 전개 과정에 중심을 잡아주고 의미를 제공해야 한다. 전개과정 자체가 만족스러울 수도 있지만, 거기에 만족스러운 결말이 덧붙여진다면 독자는 이야기에서 더욱 큰 충족감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결말의. 가장 주요한 조건은 이야기의 줄거리를 논리적인 방법으로 완성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것은 일반적인 초보 작가들이 가장 취약점을 드러내는 부분이다. 아래에 제시된 예문은 어떤 학생이 쓴 이야기로, 이러한 문제점을 드러내는 전형적인 예이다.
마을 사람들은 혹독하게 일해야 했기 때문에 불행했다. 어느 날 기적을 일으키는 사람이 나타났다. 그는 사람들의 불행을 보고는, 그들의 주변을 찬란한 색채로 장식했다. 마을 사람들은 행복해졌다.
이러한 결말은 비록 행복하게 끝나고 있기는 하지만, 찬란한 색채의 도입이 어떻게 마을 사람들의 고민 - 즉 혹독한 노동에 대한 그들의 태도 - 을 해결해 주었는지를 설명하지 못한다. 이 결말은 도입부에서 제시된 문제와 연관성이 없다. 비록 이 이야기가 판타지라고 할지라도 인과관계를 무시한 탓에 설득력을 잃는다.
우리는 인과관계를 통해서 어떻게 하나의 사건으로 인해 또 다른 사건이 일어나는가를 이해할 수 있다. '소피의 소풍'과 같은 이야기에서 일련의 사건들은 자연스러운 시간의 흐름에 따라 일어난다. 이러한 사건의 진행은 우리의 일상적 경험에 부합한다. 이러한 이야기는 무슨 일이 일어났는가를 연대순으로 정리한 보고서처럼 옆길로 벗어나는 일 없이 일관성 있게 줄거리를 전달한다. 그러나 예를 들면 판타지 같은 우리의 일상적 경험을 벗어난 다른 종류의 이야기에서 이야기의 진실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인과관계를 엄격하게 준수하여야 한다. 그렇지 않을 경우에 이야기는 우발적이고 억지스럽다는 인상을 주어 독자의 관심을 잃을 것이다.
카프카의 '변신' (비록 어린이를 위한 이야기는 아니지만)에 나타난 사건은 이러한 인과관계를 보여준다. 도입부에서 주인공은 자신이 벌레가 되었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어쨌거나 이러한 비일상적인 사건의 파장으로 일어나는 일은 지극히 설득력 있고 논리적이다. 설명되지 않은 도입부의 사건이 나머지 이야기에서 원인과 결과의 사슬로 엮여서 이어진다. 카프카의 '변신'은 도저히 믿기 어려운 이야기를 다루고 있지만, 엄격한 논리적 전개로 인해 그럴듯하게 느껴진다. 관습적인 일이나 친숙한 상황에서 벗어난 이야기들은 신중하게 다루지 않으면 산만하고 혼란스러우며 설득력이 떨어지게 된다. 이야기의 결말에서 또 한 가지 기억해야 할 점은, 결말로 이르는 과정에서 어떤 사람이나 어떤 물건이 잊힐 경우 결코 성공적인 결말이 될 수 없다는 것이다. 장난감을 고치려던 소년을 생각해보라. 그 장난감은 결코 수리되지 않았다. 아이들을 대상으로 한 이야기의 경우, 어떤 물건이 잊힐 경우 결코 성공적인 결말이 될 수 없다는 것이다. 장난감을 고치려던 소년을 인물이나 세부 사항을 소개하고도 나중에 그것을 잊어버린다면 결코 완벽하고 만족스러운 줄거리를 완성할 수 없다.
훌륭한 결말을 맺기 위해서는 모든 사항에 주의를 기울여야 하며, 어떤 것도 허술하게 내버려 두어서는 안 된다. 베아트리스 포터의 '피터 래빗 이야기'에서 피터는 맥그리거 씨의 정원에서 황급히 쫓겨나는 과정에서 새 겉옷과 신발을 잃어버리고, 그것을, 포기해야만 하는 처지에 놓인다. 하지만 이야기는 그것을 포기하도록 전개되지 않는다. 맥그리거 씨는 피터의 옷과 신발을 허수아비에게 입힌다. 이것은 피터에게는 그리 행복한 일이 아니었겠지만, 이야기의 진행에 있어서는 훌륭한 설정이다. 이야기에 있어서 세부사항은 매우 중요하지만, 이야기 진행 과정에서 그 쓰임새를 제대로 찾아주지 못한다면 결과는 실망스러워진다. 느슨하게 진행되던 일들이 하나로 묶이고, 모든 세부사항들이 거기서 자기 역할을 수행해야만 진정으로 완전한 줄거리가 탄생하는 것이다.
완전한 줄거리에서는 도입부에 제시된 목표는 결말에서 달성된다. '소풍'에서의 소풍 목표는 주인공이 소풍을 즐기는 것으로 성취된다. 그리고 '벼룩' '벼룩'에서는 주인공이 잠자리에 돌아가는 것으로 목표를 이룬다. 각 이야기에서 목표의 핵심은 주인공의 필요나 욕구를 만족시키는 것이다. '벼룩’과 ‘소풍’의 목표는 도입부에서부터 명확하게 제시되었다. 이야기란 줄거리의 전개과정에서 목표가 변화 또는 성장하는 것이다. 물론 그 과정에서 목표의 핵심을 동일한 모습으로 남아 있다.
로버트 루이스 스티븐슨의 '시금석' '시금석'에서 주인공은 아름다운 공주를 얻기 위해 진실을 가려내는 시금석을 찾아 떠난다. 많은 세월이 흐른 후 그가 시금석을 찾아 돌아왔을 때, 그는 자신의 형제가 공주와 결혼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처음에 그는 매우 슬퍼한다. 하지만 자신의 형제와 공주가 지내는 모습을 보고, 그는 자신이 찾아낸 진실이 애초의 목표보다 더 가치 있는 것이며 자신에게 공주가 없는 편이 더 낫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주인공의 깨달음으로 인해 이야기의 줄거리는 주인공이나 독자가 기대했던 것보다 더 심오한 차원으로 완성된다. 주인공의 인식이 변화하고, 애초의 목표가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는 사실을 깨달았을 때, 이 이야기의 진정한 정수가 드러난다. 줄거리나 주인공이 살아 움직이듯, 목표도 그러하다. 이야기와 배우가 변화하고 성장함에 따라 목표도 성장한다. 처음에, 독자는 오로지 명시된 목표(공주와 결혼하는 것만을 볼 수 있으며, 이야기의 핵심(주인공의 삶의 경험을 풍요롭게 하는 것)은 알지 못한다. 주인공은 이야기의 진행 과정에서 목표에 덧붙여진 새로운 차원을 발견한다. 주인공의 열망과 대치되는 듯 보이는 비관습적인 방법으로 결말을 맺음으로써, 이 이야기는 독자에게 겉으로 드러난 것 아래에 숨어있는 핵심을 찾아내도록 자극한다.
로버트 크라우스의 '가장 작은 토끼'에서' 이웃에 사는 큰 토끼는 가장 작은 토끼를 못살게 군다. 자라서 더 크고 더 강하게 되자, 가장 작은 토끼는 자신을 괴롭히는 큰 토끼를 물리친다. 도입에서 제기된 문제가 해결되었으므로 이 이야기의 줄거리는 완성되었다. 이 이야기는 바로 여기서 끝날 수도 있다. 하지만 이야기는 계속 진행되어, 주인공이 그러한 위협을 극복한 것을 그의 부모가 얼마나 자랑스러워하는지, 주인공이 자신과 세상을 얼마나 새롭고 행복하게 느끼는지를 보여준다. 이야기는 주인공이 더 큰 토끼에게 위협을 당하는 작은 토끼를 구해주는 것으로 이어진다. 작은 토끼가 그에게 감사의 인사를 하자 그는 이렇게 대답한다. "나는 지금은 나는 큰 토끼지만, 한 때는 가장 작은 토끼였단다." 주인공이 이야기의 도입 부분에서 작은 토끼와 같은 처지에 있었을 때 느꼈던 것을 잊지 않고 있다는 사실에 우리는 감동을 받는다. 작가가 행복한 세상을 바라는 독자의 무의식적 열망을 채워주고 있기 때문에 이 이야기는 만족스럽게 느껴진다.
'가장 작은 토끼'의 결말은 3단계로 전개된다. (1) 자신을 못살게 구는 토끼에 대한 승리 (2) 부모님의 칭찬과 세상에 대한 새로운 경험 (3) 자신이 작았을 때를 연상시키는 작은 토끼의 구출 이렇게 해서 이 이야기의 결말은 우리에게 도입 부분을 상기시키고, 이야기는 하나의 완전한 원을 이루며 완성된다. 결말 부분이 진행됨에 따라, 이야기의 목표에 대한 독자의 이해의 폭은 넓어진다. 그러한 의미에서 '가장 작은 토끼'와 '시금석'은 마지막 새로운 차원을 드러낸다.
줄거리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질문이 제기된다. 이야기의 질은 작가가 선택하여 제시하는 질문의 질에 달려 있다. 이야기의 심장으로 향하는 그러한 질문을 제시하기 전에 작가는 이야기의 줄거리를 명확하게 이해해야 한다. 작가는 이야기의 취지에 초점을 두어 어떤 질문을 선택할 것인가를 결정해야 한다.
‘가장 작은 토끼'에서' 주인공이 자라서 자신을 괴롭히는 토끼를 물리쳤을 때, 거기에 암시적인 질문이 하나 끼어든다. 주인공은 자라서 착한 토끼가 될 것인가, 아니면 그도 남들을 괴롭히는 토끼가 될 것인가. 하지만 주인공이 크게 자라 아무도 자신을 괴롭힐 수 없게 되었을 때, 그는 작은 토끼를 도와주는 길을 선택한다. 이렇게 함으로써 주인공은 자기 자신의 안전을 위해 싸우는 것을 넘어서서, 자신을 방어할 수 없는 존재들도 안전하게 살 수 있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싸운다.. 질문에 대해 이런 식으로 해답을 제시함으로써, 이 이야기는 보편적인 의미를 드러낸다. 이야기를. 통해 질문에 대한 해답이 주어지는 과정에서 -이를 통해서 줄거리가 완성되는 과정에서- 명시적으로 드러내지 않은 철학이 숨어 있음이 드러난다. '가장 작은 토끼’에서는’ 자신을 방어하는 것만이 아니라 그것을 넘어서서 정의를 위해 싸우고, 과거의 어려운 기억을 잊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는 철학이 암시되어 있다. 비록 이야기가 환상적이고 현실과 동떨어진 것을 다루고 있다고 해도 모든 이야기의 핵심, 또는 암시된 철학은 타당한 것이어야 한다. 많은 독자들이 이야기 전개 과정에서 드러나는 세부 사항에서 얻는 만족감만큼이나 큰 만족감을 이야기에 암시된 철학 - 이야기의 의미 -에서 얻는다. 비록 독자가 이야기의 철학에 대해서 완전하게 이해하지 못한다고 할지라도, 그것은 독자들의 잠재의식 속에 살아 있을 것이며, 이야기가 끝난 후에도 그들과 함께 머물 것이다..
훌륭한 이야기의 경우, 결말 부분에 이르면 도입 부분에서 기대했던 것보다 더 심오한 의미를 드러낸다. 이러한 경우 이야기는 새로운 차원으로 성장한다. 개인적인 일은 보편적인 일로, 명확하고 평범한 것들이 불가사의하고 놀라운 것으로 전환한다. 가장 단순한 이야기조차도 줄거리를 완성해가는 과정에서 놀라운 의미를 드러낼 수 있다.
마가렛 와이즈 브라운의 '잘 자요, 달님'에서, 침대에 누운 토끼의 방에는 수많은 물건과 동물, 그리고 ‘쉿!' 하고 속삭이는 나이 든 여인이 있다. 토끼는 방과 동물, 물건들, 그리고 나이 든 여인 창을 통해 보이는 하늘의 별들, 공기, 그리고 마지막에는 모든 곳에서 들리는 소음들에 게까지 하나씩 돌아가며 잘 자라는 인사를 전한다. 그러고 나서 토끼는 잠이 든다. 이 이야기의 줄거리는 매우 단순하다. 작은 토끼가 자신의 '친구들' 에게 잘 자라고 말하고 잠이 드는 것이다. 하지만 토끼는 자신의 방안에 있는 온갖 것들에게 잘 자라고 말하고 나서, 방밖에 있는 것들 - 우주 전체 - 에게도 밤 인사를 전한다. 이런 식으로 이 이야기는 평범한 이야기의 틀을 넘어선다. 방안에 있는 사물의 명단을 기계적으로 불러대는 것을 넘어섬으로써 토끼는 독창적인 존재가 된다. 토끼는 자신의 방이라는 사적인 공간을 넘어서서 평화로 가득한 무한한 우주와 결합한다. 이제 토끼는 자신의 작은 침대에서 안전하게 잠들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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